뒤늦은 장마였다. 오전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비는 그칠 새 없이 창문을 시끄럽게 두들겼다. 저녁이 되어도 무섭게 퍼붓는 하늘에선 좀처럼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 와중에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내일 빨래는 글렀네, 라는 거. 왠지 처량하다.
어두컴컴한 하늘과 굵은 빗줄기를 잠시 올려다보다가 까만 우산을 펴 들었다. 타다닥 빗방울을 튕겨내는 소리가 경쾌하게 귀를 울린다. 비도 오는데 내일 뭐 하지. 가뿐한 걸음으로 계단에 발을 딛고 있었다. 뒤에서 부산스런 인기척이 들리더니 갑자기 어깨 위로 둔탁한 무게감이 실렸다.
“우와, 비 대박.”
“뭡니까?”
자동반사적으로 확 밀쳐냈다. 우산 밖으로 밀려나 촤라락 빗줄기를 얻어맞은 한석율은 몸을 숙이고 다시 들어와 내 어깨 위로 팔을 둘렀다.
“너무하다 장그래. 정류장 까지만 같이 쓰고 가자.”
고개를 까딱, 하는데 머리카락에 대롱거리던 물방울이 똑 떨어진다.
이 아저씨는 왜 이 날씨에 우산을 안 가지고 다녀.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더니 한석율이 눈썹을 축 늘어뜨리며 불쌍한 척을 한다.
“우산 잃어버렸어.”
그게 말이 되냐고.
“나도 어이가 없어. 그러니까 자, 가자.”
“알았으니까 좀 떨어지십쇼.”
“오케이. 역시 장그래.”
내 말을 코로 듣는 한석율은 슬쩍 떨어지려던 내 어깨를 꽈악 감싸 쥐고 빠르게 걸음을 걷기 시작했다. 나는 붙잡힌 어깨를 떼어내려고 잠시 실랑이를 하다가 공연히 힘만 빼는 것 같아서 그만뒀다. 몇 달을 같이 지냈지만 아직도 이런 건 적응이 잘 안 된다.
“근데 친구. 우리 비도 오는데 술 한 잔 할까.”
“비도 오는데 집에 좀 들어가십쇼.”
“에이 빡빡하게 왜 그러시나. 장그래 내일 약속도 없잖아.”
한석율의 마지막 말에 나는 삐딱하게 고개를 돌렸다.
“약속은 없어도 할 일은 있습니다.”
“뭐 그 뒷산에서 운동하는 거? 할아버지도 아니고 말이야. 아니면 집 청소하고 빨래할 거 아냐?”
"아니, 그···."
어떻게 알았지. 말문이 막혀서 입만 뻥긋거리고 있었더니 한석율이 다 안다는 표정으로 빙긋 웃는다. 그리고는 뭐라 말할 새도 없이 내 어깨를 180도 홱 돌려 세우고 등을 떠밀면서 척척 걷기 시작했다.
“어차피 내일 비와서 아무것도 못해. 이런 날에는 동기랑 술 한 잔 먹어주는 게 우리 장그래 씨가 할 일이다 이거야. 장그래 파전 좋아하나 파전? 내가 얼마 전에 봐놓은 데가 있는데.”
쉴 새 없이 떠들면서 가볍게 걷는 한석율의 눈꼬리가 동글게 호선을 그린다. 뭔가 닮았다 싶었는데 눈 온다고 신난 강아지 같다. 뭐라 대꾸를 하려고 입을 열었다가 그냥 한숨과 함께 작게 웃고 말았다. 사실 조금 심심하기도 했고.
빗물이 똑똑 떨어지는 한 쪽 어깨를 힐끔거리면서 나는 한석율의 걸음을 맞춰 걸었다. 한석율의 낮은 휘파람 소리가 빗소리에 섞여 들어갔다.
**
“한석율 씨.”
테이블에 고개를 처박은 한석율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꾹꾹 눌렀다. 미동이 없다.
한석율 씨. 한석율. 야. 몇 번을 더 부르다가 후우우···, 한숨을 내쉬며 의자에 털썩 기댔다. 이 정도로 취한 한석율은 입사 이후로 처음이다. 성대리 이야기를 열 번은 더 하는 것 같아서 화장실에 다녀왔더니 이 모양으로 잠들어 있었다. 좀 많이 마신다 싶더니. 어지간히 힘들긴 했나 보다.
밖은 여전히 비가 무섭게 쏟아지고 있었다. 저걸 어떡하지···. 잠시 멍 때리고 있다가 한석율을 붙잡고 흔들었다. 그래도 집에는 가야지. 힘들어도 부축은 할 수 있겠지. 정신을 못 차리는 한석율의 한쪽 팔을 내 어깨에 걸치고 몸을 일으켰다.
아 씨···. 순간 다리가 풀썩 주저앉으면서 욕이 튀어나올 뻔 했다. 뭐가 이렇게 무거워. 나랑 비슷하게 말랐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무게가 나간다. 운동을 많이 해서 그런가.
한석율을 짊어지고 낑낑거리며 가게 문까지 끌고 갔다. 근데 아무리 찾아도 우산이 없다. 안 돼. 망연자실해 있었는데 골목 안쪽에 서 있는 빈 택시가 보였다. 역시 사람 죽으라는 법은 없는 거다.
급하게 손짓 발짓으로 택시를 잡고 한석율을 안으로 구겨 넣었다. 이제 됐나 싶었는데 쓸데없이 무겁고 힘 센 한석율이 내 손목을 붙잡고 놓아주질 않고 있었다. 아저씨 제발 좀. 내가 팔을 빼내려고 버티고 있자 택시 아저씨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왜 안 타요!”
“아, 네. 죄송합니다.”
냉큼 택시에 올라탔다. 작게 숨을 내쉬며 몸을 뒤로 젖히는데 절로 뻐근한 소리가 난다. 어쩔 수 없지. 이렇게 된 거 한석율이나 제대로 데려다 주고 가야겠다. 근데 어디 산다고 했더라. 용산구 한강로···
“한강로 1가 쉐리빌로 가주세요.”
불쑥 한석율의 목소리가 들렸다. 옆을 돌아보니 한석율은 주소를 말하고 다시 몸을 뒤로 기대고 있었다.
“한석율 씨, 술 좀 깼어요?”
“어, 아니···. 머리 아파. 장그래 나 데려다 주는 거야?”
“그러니까 왜 그렇게 미련하게 마십니까.”
한석율은 대답이 없었다. 다시 힐끔 쳐다본 한석율은 그새 잠든 건지 눈을 감고 입가에 옅은 미소만 짓고 있다.
고개를 돌려 빗방울이 마구 두들기는 창가에 머리를 기댔다. 술 먹고 힘을 써서 그런지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뒤늦게 취기가 오르면서 머리가 어질어질했다. 하긴 한석율이 저렇게 취했는데 내가 멀쩡할 리가 없지.
한석율을 부축하면서 오피스텔 건물로 들어섰다. 둘 다 취해서 헤매는 바람에 짧은 사이 비를 꽤나 맞은 상태였다. 꼴이 말이 아니다. 옷은 축축하고 머리는 달라붙고 우산은 잃어버리고. 집에 들어가면 어머니에게 한 소리 들을 게 분명하다.
모든 일의 원흉이 된 한석율은 얌전히 내 어깨에 기대어 있었다. 조용한 모습이 낯설어서 나는 움직임을 멈추고 잠시동안 가만히 한석율을 바라봤다. 눈을 감고 고른 숨을 내쉬는 한석율은 확실히 평소의 에너지 넘치는 모습과는 달랐다. 취해서 흐트러진 한석율을 보는 게 처음이라고 생각하니까 기분이 이상하다. 생각해 보면 한석율은 늘 만취한 나를 집 앞까지 데려다 줬었는데.
갑자기 책임감이 불타올라서 무거운 몸을 질질 끌고 문 앞까지 한석율을 고이 모셔다 세웠다. 604호. 비밀번호를 누르는 손은 기계적이다. 미션을 클리어하고 나니 온 몸에 힘이 빠져 취기와 함께 다리가 후들거렸다. 꼭 붙어있던 한석율의 몸이 떨어져 나가면서 약간의 으슬함마저 느껴졌다. 이대로 한석율이 들어가고 나면 문 앞에 주저앉아 잠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고 가.”
“괜찮습니다.”
“여기까지 와 놓고 어딜 가. 감기 걸려. 빨리 들어와.”
대답할 새도 없이 한석율은 나를 휙 잡아당기고 문을 닫았다. 어차피 진짜로 갈 생각은 아니었지만 어딘가 위화감이 느껴져서 한석율의 얼굴을 쳐다봤다. 뭔가, 방금.
“안 들어오고 뭐 해.”
입 안으로 혀를 차서 어르는 소리를 낸다. 뭔가···.
“···취한 거 아니었어요?"
"취했어."
"멀쩡한데요, 한석율 씨."
방금 전까지 부축해서 여기 데려다 놓은 게 왠지 억울해지게 만드는 얼굴이다. 내가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자 한석율은 눈썹을 몇 번 더 들썩이고는 씩 웃었다. 팔자 좋네. 남은 지금 여기 데려다 놓느라 쓰러지기 직전인데.
그냥 어디든 누워서 빨리 잠들고 싶은 생각이 먼저였다. 한숨과 함께 구두를 벗으려고 몸을 숙이는데 갑자기 고개가 확 당겨졌다. 얼굴 가득 알콜향과 함께 입술에 뭐가 닿는다. 이내 촉 소리를 내고는 떨어진다.
“취했다니까.”
한석율이 웃는다. 얼굴은 여전히 가깝게 붙은 채로. 뭐지. 나는 가만히 눈을 깜박거렸다. 알딸딸한 상태라서 그런지 현실감이 없다. 방금 우리 뭐 했는데. 내가 눈을 깜박, 한석율도 눈을 깜박. 그리고 머리 위에 있던 현관불이 꺼졌다.
조용한 어둠 속에서 가까운 숨결이 느껴진다. 팔다리가 자유롭지 않아서 나는 한석율에게 안겨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언제부터 이러고 있었지. 우리 왜 이러고 있냐고. 소심하게 가슴팍을 밀어내는데 팔에 힘이 없어서 안 밀린다. 다시 불이 팟 켜졌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한석율의 입술. 살짝 벌어졌다가, 웃는다.
여전히 현실감 없는 두 번째 입술이 닿았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혀가 밀려들어온다. 시야가 이지러지고 몸에 열이 퍼진다. 이상하게 별로 밀어내고 싶지 않았다. 눈을 감고 닿아오는 감각에 집중했다. 옷 안쪽으로 허리를 쓸어내리는 손길에 기분 좋은 소리를 냈더니 한석율이 웃는 게 느껴진다. 몸이 붕 뜨는 거 같기도 하고. 다리가 풀린 몸을 밑에서 단단히 받쳐주는 안정감에 몸이 빨래처럼 늘어진다. 맞닿는 체온이 포근했다.
**
머리가 지끈거린다. 고개를 돌리자 한석율의 옆얼굴이 보였다. 한석율···. 뭐지? 다시 눈을 감았다.
내 옆에 왜 한석율. 내가 왜 여기에, 한석율이랑. 잠깐만, 한석율이랑, 내가, 어제···. 미친. 발끝부터 소름이 쫙 끼쳤다. 미쳤어. 심장이 쿵쿵 날뛰기 시작했다. 미쳤다 장그래. 짧게 짧게 스쳐가는 기억은 온통 믿을 수 없는 장면들 뿐이다. 아니라고 생각하고 싶은데 아래가 휑해서 부정할 수가 없다. 아래가 콕콕 쑤시는 이 감각은 분명히. 아···. 미쳤어. 꿈 아니지.
눈을 감은 채로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한석율은 아직 안 깬 거 같으니까 조용히 빠져나가는 게 좋겠다. 옷은 현관 주변에 널려 있을 테니까 속옷만 주워 입고 밑으로 내려가서···.
콰르릉! 천둥소리에 나도 모르게 몸을 들썩였다. 안 돼.
“···왜 벌써 일어났어.”
잔뜩 잠긴 한석율의 목소리가 귀 옆에서 들려왔다. 어쩔 수 없이 눈을 아주 천천히 떴다가 내 얼굴을 가만히 보고 있는 한석율의 눈과 마주쳐 흠칫했다. 미치겠네. 여기서 빨리 나가야 해. 몸을 일으키려는데 한석율이 팔로 내 몸을 내리눌렀다. 아무것도 입지 않은 맨 살에 한석율의 살이 닿자 나는 파드득 발작하듯이 손을 떼어내고 상체를 일으켰다. 찌릿하는 아래의 느낌은 역시, 꿈이 아니라는 걸 말해준다.
“저 갈게요, 한석율씨.”
“안 돼.”
“뭐가 안 됩니까.”
“아직 일곱 시야. 장그래 피곤하잖아. 가지 말고 좀만 있어.”
그리고 한석율은 내 팔을 끌어당겼다. 순식간에 다시 한석율의 몸 위에 엎어진 채로, 나는 쉽게 일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밖은 천둥 번개에 난리고. 몸이 무겁고 피곤한 건 사실이다. 그래도, 한석율이랑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건.
“괜찮아. 좀만 더 자자.”
한석율은 내 어지러운 머릿속에게 대답하고 내 등을 토닥였다. 괜찮아. 나는 그 말을 해주길 기다린 것처럼 스르르 눈을 감았다.
괜찮아. 부드러운 손길이 다정하게 뒷머리를 헤집는다. 따뜻하다.
**
식기의 마찰음. 그리고 음식 냄새. 밑에서 소리가 들리는 걸 보면 한석율이 뭐라도 만들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와중에 허기가 확 몰려와서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핸드폰을 확인하니 열 한시. 머리가 아픈 건 나아졌지만 여전히 허리 아래의 뻐근함은 가시지 않는다. 아···, 한석율 얼굴 어떻게 보지. 침대에 한참을 앉아있다가 협탁에 놓인 옷가지를 주워 입고 아래로 내려갔다.
“저기, 한석율 씨. 제 옷은.”
“일어났어? 거의 다 됐으니까 잠깐만 기다려.”
“아뇨, 괜찮습니다. 저는.”
“너 먹이려고 만든 거니까 안 먹으면 버릴 거야.”
협박 아닌 협박을 해 와서 못 이기는 척 자리에 앉았다. 차리는 걸 보니 생각보다 잘 챙겨먹고 사는구나 싶다. 혼자 사는 남자가 술 마신 다음날 북엇국을 끓여 먹다니, 참 대단한 인물이다. 근데 이거 우리 엄마가 해준 거보다 더 맛있는 거 같은데.
이것 저것 집어먹으면서 생각 없이 저작운동을 계속하다가 갑자기 싸한 기운이 스물스물 밀려왔다. 테이블이랑 벽 구조가 어딘가 눈에 익다. 뭐지 여기···. 왠지 어제 여기서···.
조각난 기억들이 예고 없이 재생된다. 흔들리는 다리. 아파? 하고 낮게 묻던 목소리. 대답 대신 한석율의 목을 끌어당겨 입술을 찾은 것 까지···. 아 미친 생각하지 마. 순식간에 얼굴에 열이 확 올라서 고개를 숙였다. 그만 좀. 생각을 멈추려고 해도 잔상이 사라지지 않는다.
슬그머니 눈만 들어서 한석율을 쳐다봤다. 눈이 마주치자 자연스럽게 웃는 한석율은 너무 평소의 한석율과 다를 게 없어서 나 혼자만 이상한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아무리 한석율이 내 상식을 뛰어넘는 사람이라고 해도, 동기랑 일 치르고 난 아침에 이렇게 얼굴 맞대고 밥 먹는 게 가능한 건가. 조금의 혼란스러움도 없어 보인다는게 왠지 울컥한다. 이렇게 나 혼자 꿈 꾼 것처럼 행동할 수는 없는 거다. 설마 기억 못 하는건 아닐 거고. 설마.
“한석율 씨.”
“응?”
“어제···. 기억 나십니까?"
"어제 뭐?"
한석율이 웃음기를 지우고 나를 빤히 바라본다. 설마.
"어제, 여기서···."
"여기서 섹스한 거?"
미친놈아. 젓가락을 던질 뻔 했다.
얼굴이 불타오르고 있다. 어떻게 그런, 그런 단어를. 한석율은 나를 당황스럽게 만들어 놓고 표정 변화가 없다.
"기억 안 난다고 하면 방금 나 한 대 칠 기세였는데 장그래."
"···."
"장그래는. 다 기억 나?"
입이 떨어지지 않아서 애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필름이 조각조각 잘려 있지만 한석율이랑 내가 테이블과 소파와 침대를 넘나들며 격렬한 뭔가를 했다는 건 알고 있다. 한석율이랑, 내가···.
어쩌면 모르는 척 하는 게 서로에게 편했을 지도 모르겠다. 한석율에게는 이런 게 일상일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는 이런 일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우리 연애하기로 했잖아."
"···예?"
"기억 나지?"
다시 쳐다본 한석율은 눈꼬리를 접으면서 환하게 웃고 있다. 그제야 나는, 어제의 말도 안 되는 기억 속에서 한석율의 목소리를 찾아냈다. 좋아해, 장그래. 나는 대답 대신 입을 맞췄었나. 그 한 마디에 안정감을 느끼는 건 아마도 어제 일이 술기운이 전부가 아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한석율이 자리에서 일어나서 내게 걸어오기 시작했다. 가슴이 기분 좋게 쿵쿵 뛰어온다.
나는 우리의 관계가 앞으로 많이, 달라질 거란 걸 알 수 있었다.
+
"···한석율 씨. 이거 혹시,"
"어 맞아 장그래 우산. 안 챙길까봐 내가 미리 챙겼지."
"아니 언제요? 제가 찾을 때 왜 말 안했습니까?"
"덕분에 비 맞고 좋았잖아."
어이가 없어서. 눈썹에 힘을 주고 한석율을 노려봤더니 웃으면서 다가와서는 쪽 소리나게 입을 맞춘다. 입술에 한 번, 감은 눈에 한 번. 그리고 헐렁한 티셔츠 안으로 손이 파고든다.
"변태 아저씨."
"좋으면서."
"내 옷은 어디 숨겼어요."
"내일 알려줄게."
결국 한석율 손에 이끌려 소파베드 위로 눕혀지면서 나는 어이 없는 웃음이 터졌다. 마주보는 한석율도 웃고 있었다.
-
'TEXT > YR'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석율그래] 조각 (0) | 2015.09.23 |
---|---|
[석율그래] 언젠가 설명이 필요한 밤 (1) | 2015.05.06 |
[석율그래] 연애의 온도 (0) | 2015.05.06 |
[석율그래]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0) | 2015.05.06 |
[석율그래] 캠퍼스 커플은 힘들어 (0) | 2015.05.06 |